여행기 · 2025-09-30

추도 섬, 영화와 삶이 만나다

바다가 보이는 곳의 영화제는 꿈결이었다

– 제2회 추도 섬 영화제 현장 스케치

​

경남 통영 앞바다 작은 섬

추도에서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추도 섬 영화제가 열렸다.

정체성을 살리고

주민과 관람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축제로 마련된 이번 영화제는

단순한 상영을 넘어 섬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무대가 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아침을 일부러 챙겨주신 구수한 인심이 누룽지맛과 같다

섬 인심, 영화처럼 다가온 환대

이른 새벽

배편을 타고 도착한 대항마을 선착장은

고요했지만 따뜻했다.

마중 나온

에덴민박 주인 어르신의 환대는

여행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추도를 향해서

마을 곳곳에는

방풍, 호박, 탱자나무 등

밭작물이 자라고 있었고

육지와 다르지 않은 풍경이 고향처럼 다가왔다.

큰 가방속의 보물들

숙소에 도착하니

주최측에서 준비한

큰 가방 안에는 1.8리터 생수를 비롯해

모기 패치, 드립커피, 모닝케어, 손전등 등

필요한 물품이 담겨 있었다.

바다가 귀한 섬의 사정을 배려한 준비였다.

민박 주인은

직접 끓인

누룽지와 고구마줄기 김치, 호박전은 소박했지만

스크린 속 장면보다도

깊은 울림을 전했다.

섬 서포터즈의 하루, 바다가 배우가 되다

봉사활동 장면

섬 서포터즈들은

해안가에

밀려온 쓰레기를 주워 담으며

바다를 정화했다.

땀으로 젖은 등 뒤

맑아진 바다는 머리를 단정히 빗은

배우처럼 반짝였다.

큰산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

그 순간

섬은 무대였고 주민과 봉사자

그리고 자연이 함께 배우가 되어 한 장면의 영화를 완성했다.

가수의 노래로 신나는 분위기

감독의 집과 시인의 아쉬움

영화제의 배경에는

추도에 거주하는 전수일 감독의 집 앞에 무대를 펼쳤다.

언제라도 상영할 수 있는

준비된 대형 스크린,

짙푸른 바다를 바라보는 나는

마음부터 후련했다.

아침 일찍부터 상영 준비를 위해 분주한 그였다.

철썩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그는

또 다른 영화의 영감을 떠올리고 있는 것 같았다.

시인으로서 나는,

이곳에 문인들의 시화, 작품 전시가 함께 했다면

영화와 문학이 만나

섬의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왕복 4km 큰산의 소박함, 영화를 떠올릴 수 있는 클래퍼보드 이정표가 이색적이었다

클래퍼보드 이정표, 섬이 영화의 세트장이 되다

산길을 오르다 만난 이정표에는

영화 촬영에서 쓰이는 **클래퍼보드(슬레이트)**가 새겨져 있었다.

“샛개끝 0.9km, 전망대 1.0km.”

거리를 알려주는 단순한 안내판이었지만

큰산의 전망대

그 순간 섬 전체가

마치 영화 세트장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DIRECTOR: 추도마을’**이라는 문구는

곧 이 섬의 모든 장면이

주민과 관람객이 함께 만드는 살아 있는 영화라는 메시지처럼 다가왔다.

아침운동을 한 후 배우 유준상과 함께 걷는 길

영화제의 빛, 유준상 배우

​

이번 영화제에서는

여러 편의 작품이 상영되었다.

그중 특히 기억에 남은 것은

배우 유준상이 감독이자 출연한 단편이었다.

*“남미에서 NGO 활동을 하던 여성이 잠시 한국에 머무르며 겪는 이야기”*를

다룬 “깃털처럼 가볍게”작품은

따뜻한 시선을 담고 있었다.

감독 유준상

무대 위 유준상 배우의 모습은

작품 이상으로 감동적이었다.

겸손한 말투와 인성에서 “참으로 된 배우”라는 울림이 전해졌다.

영화제의 밤

그는 그 자체로 빛나는 주인공이었다.

아역배우 박장호 와 탁기영 주연배우/ "잘 다녀올게"

섬에 남은 마지막 아이 은율은

축구를 배우고 싶다.

어부인 아버지의 일을 돕고

집으로 돌아오는

어느날

아이는 육지의 중학교로부터

입학 통지서를 받는다.

섬을 떠나야만 하는 날 아이는

정든 고양이와 폐교와

아버지에게 따뜻한 작별을 건넨다

영화 내영용중에서

은율의 뒷모습

삶이 곧 영화

​

밤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스크린

주민과 관람객이 함께

호흡한 상영 시간은 예술을 넘어

삶의 축제장이었다.

우리는

모두 영화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하루 또한

저마다의 무대 위에서

울고 웃으며 살아낸다는 것

그것이 바로 추도가 전한 가장 큰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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