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푸른 기운이 완연했던 지난 26일, 여수 향일암의 짙은 바다 내음과 함께했던 화동초등학교 총동창회 봄소풍은 우리 동기들에게 잊지 못할 찬란한 기록이 된다. 이번 나들이는 단순한 모임을 넘어, 중년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고 아스라이 먼 어린 시절의 동심으로 돌아가 함께 웃고 떠들며 우정의 깊이를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무엇보다 이번 소풍에서 가장 빛났던 것은 우리 동기생들의 뜨거운 결속력이다. 전체 동창회 인원 중 우리 기수가 가장 많이 참석하여 현장의 열기를 주도한다. 우리 기수는 2년 전 노란색 단체복을 맞춰 입고 어디든 함께 단복을 입는다. 환하게 웃는 친구들의 모습은 향일암의 눈부신 햇살보다 더 밝게 빛난다. "선배님의 추억과 후배의 웃음이 만나는 날"이라는 현수막 문구처럼, 우리는 여수 바다를 배경으로 평생 친구라는 이름표를 가슴에 굳게 새긴다.
해를 향한 암자, 향일암으로 올라가는 길은 다소 가팔랐지만 서로의 손을 잡아주고 밀어주며 걷는 발걸음에는 웃음꽃이 끊이지 않는다. 대웅전과 일출마당으로 향하며 마주한 전남 여수의 탁 트인 전경은 일상의 피로를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간절한 소원 하나쯤은 꼭 이루어진다는 연등 아래에서 우리 동기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며, 함께 나이 들어가는 친구가 곁에 있음에 새삼 감사함을 느낀다.
식사예약 장소다. 여수의 명물인 돌게장 정식을 마주한 점심시간은 그야말로 잔칫날이다. 짭조름한 간장게장과 매콤한 양념게장을 나누며 나누는 정담은 그 어떤 성찬보다 달콤하다. 식당 창밖으로 펼쳐진 신록의 숲과 푸른 바다를 반찬 삼아 넉넉한 인심을 나누는 동안, 우리들의 우정은 더욱 찰지고 단단해진다.
작가로서 지역의 사라져가는 기억을 기록해온 나에게, 오늘 이 현장은 또 하나의 살아있는 역사가 된다. 우리 동기들이 보여준 이 끈끈한 화합은 화동초등학교 총동창회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미래다.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해 기쁨을 나누었던 이번 여수 여행의 추억은, 우리 가슴 속에 오래도록 사그라지지 않을 따스한 불꽃으로 남는다. 함께해준 친구들아,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