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석의 산신 할부지 고맙습니다
낙엽이 먼저 인사한 초입
가을의 끝자락
함안 군북면 오곡고개에서 시작한 산행
초입부터 낙엽이 수북하다
오르는 길은 바스락 거리는 응원의 낙엽들
함께한 이는
대구의 서예가 홍0표 작가님과 칠원의 원0섭 대장님
두 분은 오래된 친구이자
산을 잘 아는 동행이라
그 뒤를 따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풍요가 인다.
함께 오르는 초입
낙남정맥을 따라 처음 걷는 길
이정표가 가리키는 우측엔 여항산
좌측엔 오봉산으로
거의 중간거리에서 넓게 두 팔을 벌린 채 안내 하는 이정표
우린 목적지 여항산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산행을 즐기는 사람이면 여러 번 여항산은 올랐겠지만
지금의 코스는 처음이다.
원대장께서 낙남정맥의 한 구간을
새로운 구간으로 택한 바람에 기대감이 더 커졌다.
이 계단으로 인해 산행의 재미와 미끄럼을 벗어날 수 있다
초입 바라보이는 데크계단은
안정감을 느낀다
천지 낙엽 속이지만 어쩐지 이 코스가 재미를 부를 것 같아
늦가을을 마시며 발걸음을 옮겼다.
햇살은 등 뒤를 비추었고 바람조차 잠든 고요 속이다
마른풀들 위에서 걸터 앉은 낙엽이
한 편의 시를 물고 몸을 흔든다
발목이 빠져있는 낙엽을 헤치고 앞길을 따라갔다.
선두에 선
나의 스틱으로 낙엽을 옆으로 밀쳐 내면서
뒤따르는 일행을 배려하는 혼자의 마음이다
산은 어느새 몸과 마음이 평온 속으로 들었다
여항산 정상(770)보다 조금씩 높은 봉이다
미산봉과 돌탑봉이 전한 풍경
첫 안부에 올랐을 때
우리의 목적지가 아직 3km가 남아 있었다.
산에서 사람을 만나기 어려웠다.
휴일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산행 인구가 줄어든 것인지
아마 6~70대가 마지막 산행을 즐기는 세대가 아닐까 싶어 씁쓸하기도 했다
시간은 가만 있지 않았다
우리가 숨을 몰아 쉬다
사과 한 조각의 간식을 먹는 동안에도 구름이 흐르듯 시간도 그랬다
얼마남지 않은 목적지를 보며 힘을 낸다
낙엽은 쉼없이 발등에서 장난을 친다
777m 미산봉에 올랐다.
주변은 앙상한 나목들로 들어찼다
정상석이 770m인데 조금 더 키가 큰 미산봉
돌탑봉을 지나 헬기장의국기가 힘찬 펄럭임이다
이어 돌탑봉776m 에서는
몇 기의 돌탑이 산 능선 위에
묵묵히 산을 지키고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육산이라 걷기도 편했지만
새로운 코스의 재미가 커지고 있었다
정상은 또 다른 힘을 준다
사방이 열리는 여항산 정상
약 3시간 만에 도착한 여항산 정상
바람은 시원하다 못해 시릴 만큼 차가웠다
사방으로 펼쳐진 조망은
그야말로 확 트이는 가슴이다
여항산이라는 이름엔 어떤 유래가 숨겨져 있을까?
문득 궁금함이 스쳤다.
"옛날 대홍수로 온 땅이 물에 잠겼을 때
여항산의 꼭대기만 마치 배처럼 물 위에 떠 있었다는 설이 있다.
이로 인해 ‘배 항(航)’ 자를 써서 여항(艅航)이라 불렀다는 것이 가장 널리 전해진다. "
경남도민일보, 뉴데일리
이렇듯 오오래 전의 역사를 불러내는 재미를 더한다
정상석을 안고
그의 소리에 내 귀를 가까이 가져갔다
낙엽 떨어지기 전 올 것을
왜 이제 왔냐는 듯
내 등을 토닥이는 정상석에 얽루을 묻었다
주변엔 눈 가릴 것 없는 첩첩겹겹 산의 광경
한참을 눈에 담은 아름다운 풍경을 내려두고 데크 계단을 내려왔다.
따뜻한 점심과 조심스러운 하산
헬기장에 가방을 두고 쉼을 가졌다.
원대장께서 챙겨 온 참치김밥이 14시의 허기 속으로 빨려 들었다
금새 내 몸이 부드러워지고
오랫만에 함께 한 홍 작가님과의 시간이 익어갔다
하산길은 조심스러웠다.
뉘엇 하는 서녘해를 바라보니
어둠이 후다닥 내릴까 봐 마음이 바빴다.
낙엽 위 미끄럼의 엉덩방아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때마다 뒤따라오는 산우님이 볼까 봐
얼른 몸을 털고 일어서기를 몇 번
소곤소곤 이어지는 두 분의 지난 이야기로 산길은 더욱 따뜻했다.
긴시간 동안 미끄러워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상쾌한 공기로 내 몸과 마음이 방싯거렸다.
늦가을의 하루
여항산은 이 하루의 시간을 데리고 내일을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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