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 2026-01-02

[창원] 첫눈 대신 첫얼음을 만나다

영하의 공기를 뚫고, 나를 만나는 혼산(魂山)

입춘을 앞두고 동장군이 기세를 부리던 날

배낭을 메고 홀로 창원 천주산(天柱山)으로 향했다.

누군가와 함께 걷는 길도 즐겁지만

때로는 차가운 공기를 온전히 혼자 감당하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혼산'이 필요할 때가 있다.

9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고

여전히 문학의 길을 걷는 내게 산은 언제나 가장 정직한 대화 상대이다.

옆으로 스윽~ 밀어 주세요

달천공원 오토캠핑장 입구

평일임에도 겨울 낭만을 즐기는 텐트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온기를 품은 그들의 풍경을 뒤로하고

나는 본격적인 트레킹에 올랐다.

차가운 계절이 끝나면 이어서 또 가른 계절이 오리라

첫눈보다 강렬했던 '첫얼음'과의 조우

올겨울

아직은 귀한 첫눈 소식 대신

천주산 달천계곡에서 첫얼음'을 만났다.

바위 사이를 세차게 흐르던 물줄기가 정지 화면으로 풍경은 경이로웠다.

투명하다 못해 푸른 빛을 띠는 얼음 층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찰나의 화려함이라면

바닥에서부터 단단하게 얼어붙은 이 얼음은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결정체 같았다.

"흐르지 못해 멈춘 것이 아니라, 다음 계절을 위해 힘을 응축하고 있는 것"

본문중에

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작가로서 글이 막힐 때

혹은 삶이 잠시 정체된 것 같을 때

우리도 이 얼음처럼 단단하게 자신을 다져야 했다.

천주봉! 다시 일상으로, 얼음 밑의 소리

내외뉴스통신 기자,

출판사 대표로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혼산은 귀중한 '쉼표'가 되었다.

하늘을 받치고 있는 기둥"천주산"

하산길, 다시 마주한 얼음 밑으로

아주 미세하게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봄은 이미 시작되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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