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 2026-01-19

[탐방기] 새 옷 갈아입은 창원 ‘제2금강산’

다시 피어나는 제2금강산

아직은 겨울의 한복판

지난해 봄의 화사한 기억을 뒤로하고

오랜만에 창원 마산회원구의 명산, '제2금강산'을 찾았다.

어쩐지 몸과 마음의 활력이 예전만 못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으나

산은 이미 나를 맞이할 준비를 마친 듯 '새 얼굴'로 반겼다.

낙엽들이 바스라지는 요즈음 산불조심은 아주 기본이다

쉼표 하나에도 정성을 더하다

산행의 시작점부터 변화는 역력했다.

거친 흙길 위로 지난해 낡고 실오라기 흩어진 야자매트가

새얼굴로 폭신하게 등산객을 맞았다.

무릎에 전해지는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며 마치 환영의 얼굴처럼 길게 뻗어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르려 다가간

쉼터의 벤치들 역시 예사롭지 않았다.

방금 붓질을 마친 듯 반짝이는 페인트가 매끄러운 질감

이 작은 배려들이 산행의 품격을 높이고 있었다.

​

만화로 읽는 역사, 산세에 생동감을 불어넣다

가장 인상적인 변화는 역사적 표지판의 변신이었다.

기존의 딱딱하고 평면적인 안내판을 대신해

친근한 만화 형식의 삽화와

현대적인 디자인이 가미된 표지판들이 곳곳에 세워졌다.

신선이 내려와 풍류를 즐겼다는

'강선대(降仙臺)'의 전설

옥녀봉의 맑은 정기를 머금은 '옥봉류수(玉峯流水)'의 유래가

그림과 함께 펼쳐지니

그저 스쳐 지나던 바위와 물줄기에 생생한 스토리다.

역사는 이토록 문턱이 낮아질 때

시민의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다.

비움 끝에 찾아온 채움의 미학

사유지 구간을 우회하여 새로이 정비된 길은

한결 쾌적하고 안전했다.

약 5.6km, 두 시간 남짓 이어지는 누리길 코스는

평온한 걷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했다.

겨울의 마른 정경 속, 봄처럼 솟아난 푸르름

오가는 등산로 곳곳에서 마주친 맥문동 잎들은

강인한 생동감을 뿜어내고

갈색으로 물든 겨울산의 마른 정경 속에서

그 짙은 푸름은 겨울속의

봄이 불쑥 솟아오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 싱그러운 빛깔만으로도 메말랐던 마음 한구석에 생기가 도는 기분이었다.

누군가늬 빗질에 얼굴이 환해진다.산중의 마당이 저렇게 깨끗할 수가

땀방울 뒤에 찾아온 달콤한 보상

자작하게 등 뒤를 적신 땀방울을 산바람에 식히며

준비해 간 고구마 간식을 꺼내 들었다.

자연의 품에서 맛보는 그 소박한 달콤함은

세상 어느 성찬보다도 깊은 위로였다.

새 옷을 갈아입고 시민들을 기다리는 창원의 제2금강산.

몸과 마음이 지친 날,

이곳을 찾아 자연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새롭게

단장된 길의 정취를 느껴보시길 권한다.

찻집엔 벌써 불빛이 반짝이고

정비된 산길만큼이나 우리의 일상도 다시금 매끄러워질 것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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