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커버린 보석 같은 외손녀의 가을운동회 날
시월의 첫날이 찾아왔습니다
기장실내체육관은 이른 아침부터
오색 만국기와 아이들의 활기찬 함성으로 가득 찼습니다
바로 우리 집의 가장 귀하고 귀한 보물
외손녀 예담이의 '푸른 대가족 운동회'가
열리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매일매일 일터와 육아를 오가며
치열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딸과 사위의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안쓰러우면서도
보듬으며 든든하게 가정을 꾸려가는 모습이
참 기특하고 고마웠습니다.
그런 사위와 딸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손녀의 이 특별한 날을 위해
온 정성을 쏟는 모습에
저 역시 힘을 보태고 싶어
한달음에 체육관으로 향했습니다.
체육관 문을 열자마자
펼쳐진 풍경은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넓은 체육관을 가득 메운 수많은 가족들
그리고 그 안에서 알록달록한
반티를 입고 종종걸음으로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은
마치 넓은 들판에 흩뿌려진 보석들처럼 반짝였습니다
이리저리 재롱을 떠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체육관 가득 울려 퍼졌습니다
요즘 온 세상이 아이 울음소리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점점 들리지 않는다고 걱정하는데,
이곳에서만큼은 세상 모든 귀한 생명의 기운이
다 모인 듯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나를 향해 달려와 품에 안기는
손녀를 번쩍 안아 올렸을 때,
그 조그맣고 따뜻한 체온이 온몸으로 전해졌습니다
콧등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채
안경 너머로 초승달 같은
눈웃음을 지어 보이는 손녀를 보며
‘이 보석 같은 아이가
벌써 내년이면 학교에 간다니’ 하는 생각에
뭉클한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아이들의 성장은 참
으로 어찌나 빠른지
그 세월을 뒤돌아보기에도 바쁠 만큼
기적 같은 시간 속을 우리는 걷고 있었습니다.
달리기부터 놋다리밟기,
부모 줄다리기까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운동회 순서마다
손에 땀을 쥐며 응원하고,
함께 굴렀습니다
넘어지면서도 다시 일어나 달리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삶의 가장 싱그럽고 뜨거운 생명력을 엿보았습니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
귀하디 귀한 아이들의 웃음 속에서
가족이라는 이름의 든든한 울타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온 가족이 따뜻한 기운을 듬뿍 충전하고 돌아온
참으로 눈부신 시월의 첫날이었습니다
위의 감동적인 추억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도록
예담이와 할머니가 함께한 행복했던
그날의 한때를 따뜻한 사진으로 복원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