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2026-03-09

월아산 발자국

월아산 발자국

박서현

숨겨 둔 여행카드 한 장 꺼냈다

푸바오가 먹다 떠난 대나무 숲길

수런대는 이슬을 머금는다

하얀 호흡과

붉게 달아오른 체온

손가락 끝으로 물 튕기던 수국 무리

물속으로 뛰어드는 그 길엔

산자락을 기우는 달도 등불로 피어난다

요정을 부르는 노랑어리연

별의 꽃

헝클어진 하늘에

허리를 굽히고 써 내려가는 비밀

눈썹달 둥글어지는 소리

다듬이 다듬는 소리

고민을 매만지는 풍경소리

뒤 돌아본

월아산 발자국이

성큼, 한 걸음 더 둥글어진

시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