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림체/박서현
기러기는 허공이 바라본 흘림체다
여울을 찾은 부리가 스와니 강을 스칠 때
낙곡을 스캔한다 새벽이 올 때까지
첫울음부터
강물 한 귀퉁이를 갈겼지
마른 울음이
깃털의 무게였을까
기러기아빠 날갯짓이 흔들리고
이름 앞 새겨진 검회색 모음과
마지막에 W를 그리는 지도 몰라
수없이 썼다 지우는 흘림체가
푸른 울음을 순화하는 거지
ㄱ은
볍씨의 입맞춤을 흘림체로 기다리는 거지
뱃속에서 부터 먼 나라 떠나있을 기러기를 생각했을지도 모르지
알에서 깨어난 날에도 마주한 얼룩
불면의 서랍을 닫았지
한 가닥 회색빛 깃털로
울지 않아도 가벼워질 수 있는
흘림체를 불러본다
*최승호 시인의 시 (콜링)페러디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