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2026-03-09

채록한 박경리

채록한 박경리/박서현

​

시간을 되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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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뉴스를 달구던 타임라인에서

기일 오월 오일은

천년 정원에서 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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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꺾인

페이지를 들출 때마다

책 한 잔 들이켜는 어둠

통영에서 채록한 흔적 앞에 걸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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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을 돌아 나온

바다 한 조각

크레타 문자를 흩뿌리며 스며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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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의 무게를 가늠하지 않은 채

바다를 퍼 나르던 육필원고는

떠나지 못한

물거울에 글밥을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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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엔 무엇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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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대문 속에 멈춘 숨소리의 진행형

우리는

서희를 찾아

악양 들녘을 편곡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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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노트

통영의 박경리 기념관에서 마주한 빛바랜 육필원고, 그리고 바다.

그녀가 남긴 곡선 같은 언어들이 천천히, 그러나 끈질기게 내 안으로 스며들었다.

이 시는 박경리라는 이름을 채록하며, 그 흔적 위에 나의 감각을 겹쳐본 기록이다.

오월의 정원에서, 나는 여전히 “행간엔 무엇이 있었을까”를 되묻고 있다.

5. 작가 소개

박서현은 낡은 감정과 반짝이는 현실 사이를 걷는다.

시는 무심한 세계를 오래 들여다보다, 결국 자신에게로 향하는 일이라 믿는다.

사라지지 않으려는 마음과 부서지는 순간들을, 조용히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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