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획의 날갯짓(헌시)/박서현
모이를 놓아두었다
글 부리를 내미는 새
저마다 다른
운동화 끈을 묶으며
숨을 쉴 때마다 연기가 피어 올랐다
“문장 단속 잘하고 가거라
수돗물 잘 잠그고”
마지막 당부를 그때는 알지 못했다
그저 감기려니 했는데
되돌릴 수 없는
저 편 어디쯤
덤불 속 글자들은
부리 끝에 매달려 산자락으로 흩어진다
달구어진 스승의 호통은
애기똥풀 노랑 즙액으로 번지고
맨발의 땅거미 앞에서
어둠 속으로 무너져 내리는
날갯짓 한 획
*김창식 회장님 서거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