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떠밀려 오는 화랑
바다와 새끼손가락 걸었던
중섭이 있었다
마른기침 몰아쉬는
구상과 그가 마주 앉아
강을 읽는 집
관수재 툇마루가 흐르는
물길 끝내 건너지 못한
가족의 그리움을
은박지에 구겨 담고
연기에 찌든 가난을 그려 넣었다
온 힘으로 덧칠하던
화공의 붓끝
“K의 가족”
포도송이 웃음 낱낱 훑어 담아
구상이 건네 받은
마음의 강
어딘가에서
“중섭 형, 그때 그거 팔 걸 그랬지요?”
늦은 웃음 하나
바람의 소풍이 따라붙은
여행 두 바퀴
나의 자전거가 구상 시비 앞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