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2026-05-31

껌종이의 강 / 박서현

햇살 떠밀려 오는 화랑

바다와 새끼손가락 걸었던

중섭이 있었다

마른기침 몰아쉬는

구상과 그가 마주 앉아

강을 읽는 집

관수재 툇마루가 흐르는

물길 끝내 건너지 못한

가족의 그리움을

은박지에 구겨 담고

연기에 찌든 가난을 그려 넣었다

온 힘으로 덧칠하던

화공의 붓끝

“K의 가족”

포도송이 웃음 낱낱 훑어 담아

구상이 건네 받은

마음의 강

어딘가에서

“중섭 형, 그때 그거 팔 걸 그랬지요?”

늦은 웃음 하나

바람의 소풍이 따라붙은

여행 두 바퀴

나의 자전거가 구상 시비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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