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2026-05-31

안으로, 더 안으로/ 박서현

산을 훌쩍 덮어버렸다

연두 보자기가

겹겹의 안쪽으로 한 발짝씩

몸을 낮춘 초록은 비보잉

튕겨 오르는

발끝으로 온음표를 그린다

딱따구리 한 마리 쪼아내는 묵은 문장

나뭇잎에 걸터앉아

목젖이 파랗도록

오선지를 뽑아 올릴 때

숲은 안으로, 더 안으로

젖어든다는 것을 알았다

닫아둔 내 안의 웅크림

문을 열자

와글와글 가지를 밀어내며

거기서부터

푸름으로 번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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