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2026-05-31

새벽을 깨우는 노래- 경암 동인회에 부쳐

큰 나무 한 그루 글밭에 우뚝 섰다.

그늘을 좇아 모여든 날갯짓은

속눈썹을 깨우며 새벽을 밝힌다.

휘어진 숲은 붓끝을 벼리고

가지 끝 올라앉은 자음 모음이 여물어 갈 때

눈동자마다 빛이 스민다

진액이 차오르는

나이테 틈새로 무늬를 읽고

한 글자 두 글자

침묵의 잎을 틔우는 아침

어둠을 뚫고

글 뿌리에서 길어 올린 목소리들이

풀결 따라 찾아든다

경암의 품 안에 깃든 문우들

너른 마당에 피어날

메아리로

동인회의 하모니를 맞출 때

하나로 어우러진

바위산에서 글나무의 새날을 엮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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