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2026-06-25

십리 사탕 / 박서현

십리 사탕 / 박서현

“시장 가는데 뭐 묵고 싶노”

식당 주인의 말에

내 안에서 어머니가 왈칵 쏟아졌다

​

새벽 일찍

지워지지 않은 흙 손으로

마늘 두어 단 머리에 이고

장터로 가시던 길

이슬을 가르며

우리들 밝히려던

그 발걸음마다 먼동이 묻어 있었다

마당 끝

꽃발을 딛고 선 해질녘

다라이 한가득

돌아올 장날을 기다리면

하얀 꽃 고무신 한 켤레

빨간 머리핀 하나, 십리사탕 몇 알

그게 전부였다

손꼽던 기다림이

발끝까지 차 올랐다

꽃고무신 신고

머리핀 꽂고, 흙 묻을라

방안과 마루 위를 살풋살풋 날았다

볼 한쪽이 먼저 알았다

십리사탕

​

아린 마늘

단물로 녹여 낸

그 한 알 속에서

물씬 입안에 번지는 어머니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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